[중앙 SUNDAY] 정부출연연과 손잡고 신기술 상용화로 성공 신화 썼다 – 잘나가는 ‘연구소기업’ 3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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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내용]

정부출연연과 손잡고 신기술 상용화로 성공 신화 썼다
잘나가는 ‘연구소기업’ 3곳

 

우리나라는 과학기술 강국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세계 1위(4.15%)다. 하지만 기술 사업화 수준은 미미하다. 아무리 새롭고 기발한 기술도 상용화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이에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연구단지를 조성하고 기술을 개발한 주체가 직접 사업화에 뛰어들게 했다. 물건을 만든 사람이 상인과 함께 팔도록 한 셈이다. ‘연구소기업’ 이 탄생한 배경이다. 연구소기업은 공공연구기관이 자본금의 20% 이상을 출자해 연구개발특구 안에 설립한 기업을 말한다. 올해로 10년째를 맞고 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기술 사업화 사례가 늘어 갔다. 첫 연구소기업은 코스닥에 상장되는 쾌거도 이뤘다. 이제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개발한 기술의 사업화 모델로 정착했다. 연구소기업은 이제 창조경제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
연구소기업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콜마비앤에이치(Kolmar BNH·이하 콜마)’다. 연구소기업 제도가 도입된 직후인 2006년 3월 국내 1호 연구소기업으로 등록됐다. 성공의 근간이 된 기술은 크게 두 가지. ‘항암치료 보조식품 제조기술’과 ‘나노기술을 이용한 화장품 제조기술’이다. 화장품 기업이 어떻게 항암치료 분야의 문을 두드렸을까. 김치봉 대표의 대답은 명료하다. 그는 “이미 다른 곳에서 시작한 아이템은 차별성이 없었다”고 했다. 온리 원(only one)을 모토로 삼았다. 김 대표는 당시 원자력연구원의 방사선 이용 고순도 정제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던 차였다. 그는 “원자력연구원과 공동 개발을 추진하면서 성공 가능성에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는 연구소기업 제도가 막 생겨난 시기였다. 설립 후 3년간은 법인세 100%, 이후 2년간은 50%의 감면 혜택을 받았다.
연구소기업 제도는 기술 상용화의 비옥한 토양이 됐다. 항암치료 보조식품 제조기술은 면역증강 건강기능식품 ‘헤모힘’으로, 화장품 제조 나노기술은 미백·항균 화장품 ‘노블티’로 승화했다. 헤모힘은 암환자를 위한 생약복합제다.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는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세포도 공격을 받아 면역체계가 손상된다. 암환자의 고통을 배가하는 주 원인이다. 헤모힘은 면역강화 효능으로 암환자의 손상된 면역체계를 보완한다. 실제 헤모힘은 면역기능 개선 효능 부분에서 국내 최초로 식약처의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승인을 받았다. 개별인정형은 일반 건강기능식품보다 엄격한 기준에 따라 안전성과 기능성을 입증했다는 의미다. 이를 기반으로 콜마는 등록 당시 13억원이었던 연매출이 1년 새 38억원으로 뛰었다. 2010년에는 320억원, 2011년 52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173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고공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연구소기업을 성공 비결의 하나로 꼽는다. 그는 “식약처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일반 벤처기업이었다면 기술이나 비용 등에서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원자력연구원의 우수한 기술, 이를 제품화하는 생산기술, 마케팅 능력이 조화를 이뤘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제이피이
설립 후 연구소기업으로 전환해 성장한 기업도 있다. 광학 금형과 광학 기능성 부품을 개발하는 ‘제이피이(JPE)’다. JPE는 자본금 2억원으로 2007년 9월 설립해 노트북 등 LCD 백라이트(LCD 뒤에서 빛을 내는 발광체)에 들어가는 필름이나 노트북·냉장고 외장 표면에 붙이는 패턴 무늬 필름을 제작하는 것으로 출발했다. 당시에는 기술력이 부족했다. 2000년대 초반 창업했던 회사에서 확보한 휴대전화 렌즈 금형 기술이 있었지만 여전히 부족했다. 때마침 한국기계연구원이 자체 확보한 기술을 연구소기업으로 상용화하려는 계획이 있었다. JPE 김의중 대표는 “당시 기계연구원의 연구소기업 계획을 알고 있어 적기에 사업화를 제안했다”며 “연구원 승인을 거쳐 관련 기술을 투자받았다”고 말했다. JPE 설립 1년 만의 일이다. 렌즈 금형 사업에서 필름 제작 사업을 거쳐 필름을 제작하는 원천기술인 광학 금형 제조회사로 변신했다. 김 대표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틈새를 공략했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술 확보가 전부는 아니었다. 시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했다. 김 대표는 “빨리 변하는 시장에서 기술만 붙잡고 있으면 도태된다”며 “금형 제작으로 가닥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현재의 기술에 안주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거 폴더형 휴대전화에 접히는 이음매를 만드는 기술은 당시엔 신기술이었지만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쓸모가 없어진 것이 실례다. JPE는 금형의 품질을 높이는 데도 주력했다. 김 대표는 “금형을 반영구적 제품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수명이 있는 소모품”이라며 “제품 품질은 금형의 품질에 좌우되기 때문에 금형 품질 제고에 집중했고, 고객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소기업이 된 2008년 2억8000만원에 불과했던 연매출은 2014년 102억원으로 급성장했다. 5년 만에 36배 증가한 것이다. 올해는 연매출 200억원 달성이 목표다. JPE는 이런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해 기계연 지분을 인수하면서 연구소기업도 졸업했다. 김 대표는 “연구원의 지속적인 지원이 현재 성과의 토대가 됐다”며 “현재 IPO(상장)를 목표로 주간사 선정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기계연과도 기술협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이프텍리서치
연구소기업은 불모지인 사업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세이프텍리서치(SafetechResearch)’가 대표적이다. 선박 운항 시뮬레이터 시스템 구축사업과 해양교통안전진단 사업이 주요 분야다. 선박 운항 시뮬레이터 시스템은 선박 항해 시 환경을 가상적으로 재현한다. 파일럿 양성에 도입하는 시뮬레이션과 비슷한 개념이다.
이 분야는 글로벌 시장이 확고하게 형성돼 있는 척박한 땅이다. 세이프텍리서치 공인영 대표는 “3~4개 기업이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다”며 “세계시장 규모는 600억~700억원에 이르지만 국내 기업의 입지는 미미하다”고 말했다.
세이프텍리서치는 기술 국산화를 위해 2012년 설립됐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격이다. 지분 20%를 출자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원천기술이 원동력이 됐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박 운항 시뮬레이터 관련 핵심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됐다. 글로벌 기업의 경쟁 속에서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셈이다.
기술력 부족이 이유일 것 같지만 오히려 반대다. 그동안 기술 국산화가 어려웠던 데는 사연이 있다. 국내 선박 운항 시뮬레이터 기술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에서 199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개발돼 왔다. 이미 2003년 12월 해군의 조함 훈련 시뮬레이터 시스템 국산화를 이루면서 현재 핵심 기술을 완성했다. 하지만 당시 사업 주체인 연구기관이 비영리였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성능 개선이나 후속 보완작업에 한계가 있었다. 해군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었다.
연구소기업으로의 문제점은 해결됐다. 과감한 기술 이전과 국내 해역의 풍부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국내 시장 공략이 가능해졌다. 결국 연구소기업이 국산화의 한계라는 봉인을 푼 셈이다. 눈부신 성과가 이를 증명한다. 연매출은 설립 당해 5억9400만원에서 이듬해 46억2400만원으로 급증했다. 공 대표는 “시스템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졌다”며 “국내 시장 확대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